한국의 술자리 문화는 그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게임들로 유명합니다. 대학교 모임, 회사 회식, 파티 등 다양한 자리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새로운 사람들과의 어색함을 없애고 친해지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신라인들의 술게임
고대로부터 이어져 온 술게임의 전통은 겉보기에는 단순한 오락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사람들 사이의 소통과 결속을 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신라 시대의 옛 연못에서 발견된 14면체 주사위, 주령구는 술을 마시며 재미를 더하기 위해 사용된 도구로, 술과 관련된 명령을 내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주령구 하나하나에 다양한 명령이나 벌칙이 적혀 있습니다.
사각형 면에 적힌 벌칙들
금성작무 (禁聲作舞): 소리 없이 춤추기
중인타비 (衆人打鼻): 여러 사람 코 두드리기
음진대소 (飮盡大笑): 술을 다 마시고 크게 웃기
삼잔일거 (三盞一去): 한 번에 술 석 잔 마시기
유범공과 (有犯空過): 덤벼드는 사람이 있어도 참고 가만히 있기
자창자음 (自唱自飮): 스스로 노래 부르고 마시기
육각형 면에 적힌 벌칙들
곡비즉진 (曲臂則盡): 팔을 구부려 다 마시기
농면공과 (弄面孔過): 얼굴 간지럼을 태워도 꼼짝 않기
임의청가 (任意請歌): 누구에게나 마음대로 노래시키기
월경일곡 (月鏡一曲): 월경 한 곡조 부르기
공영시과 (空詠詩過): 시 한 수 읊기
양잔즉방 (兩盞則放): 술 두 잔이면 쏟아버리기
추물막방 (醜物莫放): 더러워도 술을 버리지 않기
자창괴래만 (自唱怪來晩): 스스로 괴래만(도깨비)을 부르기
이렇게 다채롭고 유쾌한 벌칙들은 신라 시대 사람들이 술자리에서 어떻게 즐겁게 지냈는지를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 '추물막방'은 군대 가기 전에 친구들과 마셨던 끔찍한 맥주를 상기시키는 것 같아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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